왜 지금 반등은 번번이 막히는가? (옵션 만기·상단 공급 구조 분석)
이번 주 비트코인은 하루 만에 극단적인 변동성을 보여줬다. 12월 17일(UTC), 단 한 시간 만에 약 3,000달러 급등하며 9만 달러를 회복했지만, 곧바로 8만6천 달러까지 급락하며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.
이 과정에서
- 숏 포지션 약 1억 2천만 달러 청산
- 이어서 롱 포지션 2억 달러 이상 청산
단 두 시간 만에 시가총액 약 1,400억 달러가 출렁이는 장면이 연출됐다. 겉으로 보면 “레버리지가 과도하다”는 해석이 자연스럽지만, 글래스노드(Glassnode)의 데이터는 전혀 다른 원인을 가리키고 있다.
문제는 레버리지뿐만 아니라 ‘구조적인 상단 압력’
글래스노드는 이번 변동성을 과도한 레버리지 → 폭발이 아니라, 얇은 유동성 + 옵션 포지션 집중 + 상단 매물대의 충돌로 해석하고 있다.
실제로
- 무기한 선물 미결제약정(OI)은 사이클 고점 대비 크게 감소
- 펀딩비는 급락 구간에서도 중립 수준 유지
- FOMC 이후 단기 변동성은 오히려 축소
즉, 시장 전체 레버리지가 당시 이런 고변동성을 만들어낼만큼의 위험 수위였던 것은 아니다.
93K~120K 구간, ‘매물 폭탄’이 쌓여 있다
가장 큰 문제는 위에 쌓여 있는 물량, 즉 상단 매물대다. 글래스노드의 비용 기준 분포(Cost Basis) 데이터를 보면
9만3천 달러부터 12만 달러 사이에 매우 조밀한 매물 구간이 형성돼 있다.
이는
- 고점 근처에서 매수한 투자자들이 대거 물려 있는 가격대
- 가격이 이 구간에 접근할 때마다→ 손실을 줄이려는 매도 압력이 쏟아지는 구조
현재 단기 보유자 평균 매입가는 약 10만1,500달러로 추정된다. 비트코인이 이 아래에 머무는 한, 반등은 자연스럽게 매도에 막힐 수밖에 없다.
손실 상태의 코인은 계속 늘고 있다
현재 손실 상태에 있는 비트코인은 약 670만 BTC, 이번 사이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.
전체 공급의 약 23.7%가 물려 있는 상태이며
- 장기 보유자(LTH): 10.2%
- 단기 보유자(STH): 13.5%
특히 최근에 매수한 물량이 점점 장기 보유자 영역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.
이 과정은 역사적으로
- 장기간 심리적 압박
- 이후 항복 매도(capitulaton)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.
이미 손실을 감내하지 못하고 매도한 물량도 약 36만 BTC 수준까지 증가한 상태다.
현물 매수는 ‘간헐적’일 뿐, 추세를 만들지 못한다
현물 시장에서도 강한 확신은 보이지 않았다.
- 매수세는 간헐적으로 등장하지만 지속되지 않음
- 미국 기반 코인베이스 쪽 흐름은 상대적으로 양호
- 바이낸스 및 전체 흐름은 여전히 불안정
즉, 지금의 저가 매수는 전략적이라기보다 전술적이다. “지금이 바닥이다”라는 확신보다는 짧은 반등을 노린 접근에 가깝다.
기업(법인) 비트코인 매수 역시
- 일부 기업의 일회성 유입만 존재
- 시장 전반을 떠받칠 만한 지속적 수요는 아님
옵션이 가격을 ‘가둬두고’ 있다

현재 시장을 묶어두는 또 하나의 핵심은 옵션 만기 구조다.
12월에는
- 12월 19일
- 12월 26일 (연중 최대 만기)
이 두 날짜에 옵션 포지션이 과도하게 집중돼 있다.
이 구간에서 시장 조성자(딜러)들은
- 위로 오르면 팔고
- 아래로 내려오면 사는
감마 중립 전략을 취하게 된다.
결과적으로
- 랠리는 눌리고
- 하락은 완화되며
- 가격은 좁은 박스에 갇힌다.
현재 이 구조가 만들어내는 범위는
- 하단: 약 8만1천 달러 (True Market Mean)
- 상단: 약 9만3천 달러 (매물대 + 옵션 헤징)
정리하면
이번 12월 17일의 급등락은 레버리지 폭주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막힌 시장 안에서 발생한 유동성 이벤트다.
지금 비트코인 시장은
- 위에는 매물벽
- 아래에는 옵션과 평균가 지지
- 그 사이에서 가격이 눌려 있는 상태
옵션 만기가 지나고 상단 매물이 충분히 소화되기 전까지는 강한 추세가 나오기 어려운 구조다.
한 줄 요약
지금 비트코인이 못 오르는 이유는 ‘레버리지’가 아니라, 9만3천 달러 위에 쌓인 매물과 옵션 만기가 만든 구조적 천장 때문이다.


